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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파견 되는 한국인 취업자들

nkdk 2008. 3. 9. 22:39
매년 대졸 1000여 명 일본 IT 기업에 간다 [중앙일보]
청년실업 탈출구 `디지털 유목민`
일본 IT기업에서 5개월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김병국씨(왼쪽)가 일본인 동료 하나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일본 도쿄(東京) 인근 사이타마(埼玉)현.

오전 6시. 김병국(32)씨는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며칠째 야근을 했다. 일본 정보기술(IT) 회사는 오후 6시면 어김없이 퇴근할 수 있다더니…. 일본 기업에서도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에 일이 몰리긴 한국과 마찬가지다.

김씨는 올해 1월 일본에 건너와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업체인 SDC테크노에 입사했다. 이 회사 직원 50명 중 20명이 한국인 프로그래머다. 모두 학벌이 좋다. 다들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

김씨는 한국에서 동국대 정보관리학과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하지만 중소기업 관리직 외엔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하는 일도, 보수도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일본에선 IT 인력을 괜찮게 대우해 준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2005년 3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위탁한 한 연수기관에 입학했다. 10개월간 컴퓨터 기술과 일본어를 배웠다. 정부가 400만원을 지원해줘 학비는 400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일본에서 김씨가 받는 초임 연봉은 원화로 3000만원 정도. 야근 수당도 잘 챙겨준다. 김씨는 "지난달엔 야근을 많이 했더니 수당만 100만원이나 나왔다"고 했다.

비싼 물가와 일본 특유의 직장문화는 그가 이겨내야 할 몫이다. 직장이 있는 도쿄까지 출근시간은 1시간20분. 지하철 요금만 원화로 왕복 8000원이 넘는다. 비교적 집값이 싼 위성도시에 6평 남짓한 방을 얻었지만 월세가 62만원이나 한다. 그래도 일본 회사는 교통비.통신비를 꼭 챙겨준다.

김씨는 "점심시간에 한마디 대화도 없이 각자 자리에 앉아 도시락을 꺼내 먹는 직장문화는 아직도 어색하다"고 했다. 가끔은 "밥 먹으러 갑시다" 하고 동료와 함께 우르르 식당으로 향하는 '한국식'이 그립다.

# 서울 삼성동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센터.

12일 올 1월에 입학한 무역아카데미 IT마스터 과정 11기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11기 연수생 102명은 모두 대학 졸업자다. 3 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 이들의 꿈은 '디지털 노마드'(첨단 디지털 실력을 갖추고 여러 나라를 옮겨다니며 일하는 21세기형 유목민). 갈 길은 멀다. 무역아카데미 김길태 교수는 "연수생들은 올해 12월까지 1년간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집중적인 교육과 실습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IT 기업이 한국 젊은이의 취업 비상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 취업 지원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일본 IT 기업 취업 실적은 2004년 61명에서 2005년 315명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 4월 말까지 160명이 취업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이 발급한 기술비자 건수도 ▶2003년 472건 ▶2004년 645건 ▶2005년 1018건으로 가파른 상승세다.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채수연 연구원은 "일본 IT 취업자가 최근 2~3년간 매년 1000~1500명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행 IT 취업자가 늘어난 것은 청년 구직난이 심각한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경기 회복세와 IT 분야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인 '이재팬(e-Japan)'이 맞물리면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 IT서비스 전문기업인 트랜스코스모스(TCI)의 니시무라 마사요 본부장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일본 취업 설명회에 참석, "현재 일본의 IT 인력은 42만 명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일본의 IT서비스 시장이 2009년에는 11조 엔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인 만큼 일자리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오영훈 라이프커리어전략연구소 소장은 "요즘 일본 열도는 경기 회복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며 "내년 봄 대학 졸업 예정자까지 미리 뽑을 정도로 기업들의 채용 붐이 과거 버블경제 시대에 버금간다"고 말했다.

서경호.임미진 기자


일본 IT 취업 그늘은… 적응 못하고 돌아온 젊은이도 많아 [중앙일보]
`정시 출퇴근 어렵고 연봉도 높지 않다`

"IT와 일본어를 집중 교육해 IT 유목민을 만든다."

어느 일본 IT 취업 연수기관이 연수생 모집공고에 내건 말이다. 미디어학자 마셜 맥루언이 말한 '디지털 노마드'(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여러 나라를 옮겨다니며 일하는 21세기형 유목민)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인터넷포털 '다음'의 취업 카페인 '취업 뽀개기'에 올라 있는 이 글에 다음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저와 제가 아는 사람들은 (일본 IT 취업을) '21세기 최첨단 노가다'라고 부릅니다. 전산이 원래 체질인 분이라면 모를까, 주5일 근무나 정시 출퇴근을 원하는 분이면 하지 마세요."

일본 IT 취업에 회의감을 표시한 이도 있다. "프로그래머가 비전이 얼마나 있을까요. 보통 30대 중반을 넘기기 힘듭니다" "일본에서 2500만~3000만원 정도의 연봉은 결코 많은 돈이 아니지요. 물가가 한국의 2~3배 정도니까. 보통 오후 10~11시까지 밤낮으로 코딩(프로그래밍)하는 게 기본이죠."

심지어 일부 IT 인력파견 회사들이 일본 취업자의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글도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지원센터 최병기 취업지원팀장은 "일부 공신력 없는 기관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다"며 "산업인력공단이나 공단이 위탁하는 연수기관에서는 일본의 IT 기업을 미리 선정해 보내기 때문에 신뢰할 만하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이종구(사회학) 교수는 "일본 IT 취업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어떤 젊은이가, 일본의 어느 정도 수준의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며, 몇 년 정도 버티다 귀국하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채수연 연구원은 "막상 일본에 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국내 연수기관들이 일본 IT 취업 희망자 모집 때 급여나 성공스토리 등 좋은 얘기만 부각시키지 말고 중장기 자기계발 가능성 등을 현실적으로 알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경호 기자






일본 `IT 부족 인력 5만 명 외국인으로` [중앙일보]
청년실업 탈출구 `디지털 유목민`

한국무역협회의 무역아카데미 IT 마스터과정 11기 학생들이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4층 무역아카데미센터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이들은 모두 대학 졸업자로 평균 연령은 27.7세에 달한다. 이들 중엔 명문대 출신도 있다. 김상선 기자
일본 정보기술(IT) 분야가 한국의 취업 비상구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이후의 일이다. 한국의 취업난과 일본 IT 분야의 구인난이 겹치면서 자연스레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가는 행렬이 이어졌다.

1960년대 초반 광부.간호사의 서독 파견으로 시작된 한국의 해외취업은 월남 특수와 중동 붐을 타고 급격히 증가했다가 82년 이후 중동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빠르게 위축됐다. 94년 한국국제협력단의 해외취업 사업이 끝나면서 공공부문의 해외취업 사업은 사실상 종결됐다. 그러다가 외환위기 이후 실업 증가로 해외취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정부는 98년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해 해외취업 업무를 재개했다.

◆ 5만 명 인력시장이 섰다=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중급 이상의 IT 인력 129만 명이 필요한데 현재 IT 인력은 87만 명이다. 약 42만 명이 부족한 셈이다. 일본의 IT 구인난은 전자정부 구축 등을 목표로 한 초대형 IT 국가 프로젝트인 '이재팬(e-Japan) 프로젝트' 때문이다. 2001년 발표된 이 프로젝트는 2010년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고속 인터넷을 깔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자상거래 시장을 구현한다는 내용이다. 일본 정부는 이재팬 프로젝트 출범과 함께 부족한 인력 가운데 5만 명을 외국 인력으로 채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만 명 취업시장을 놓고 한국과 인도.중국 등이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도쿄에 세운 아이파크도쿄의 김도연 수석은 "지난해 말 일본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알아본 결과 기술비자를 받고 일본 IT 기업에 취업한 한국인은 3000여 명으로 추정된다"며 "관광비자로 입국한 취업자까지 포함하면 5000명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취업자들은 대부분 대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시스템 통합 작업을 맡은 2~4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는데, 70~80%가 한국계 회사다. 김 수석은 "처음 들어오면 코딩(프로그래밍) 작업 등 단순 업무에 매달려 자기계발은 엄두도 못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피라미드형 하청 조직의 하부에서 일하기 때문에 자주 쓰이는 자바나 C언어 등 프로그래밍 언어에 숙달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어떻게 취업하나=일본 IT 취업을 준비하려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위탁한 교육기관 등의 문을 두드려 볼 만하다.<표 참조> 요즘 일본 IT 취업 열풍이 불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대학들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능하면 정부 지원금이 나오는 곳을 이용하면 좋다. 일본 교보정보시스템의 조원장 대표는 "한국인들은 적응 속도가 빨라 일본 IT업계에서 호평을 듣고 있다"며 "사람이 없어서 못 뽑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일본에 오려면 웹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도록 자바와 C언어, 각종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취업 준비생들이 성급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취업 후 첫 1~2년은 기술을 배운다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단순업무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기술자로서 인정받으려면 적어도 5년은 근무해야 한다"고 했다.



심재우 기자<jwshim@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중앙 2006.5.18.